고도(역전재판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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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편집]
정체 불명의 검사.
마스크에 가려진 그 민낯과 나루호도 류이치에 대한 분명한 적의는 도대체 무엇일까...?
역전재판 123 나루호도 셀렉션 공식 홈페이지에서의 설명.
역전재판 시리즈의 등장인물. 역전재판 3에서 라이벌 검사로 첫 등장한다. 고도라는 이름은 예명이며, 자신의 정체를 대외적으로 숨기고 있다."큭...! 모르는 건가? 사람은 누구나... 마음 속에 가면을 쓰고 있지."
2. 작중 모습[편집]
2.1. 수수께끼의 신인 검사[편집]
백발에 눈은 붉은색으로 빛나는 바이저 마스크로 가린 수수께끼의 검사. 말버릇은 "큭...!"[9] , "그것이 나의 룰이다." BGM부터 행동이나 분위기까지 하드보일드의 결정체인 캐릭터로, 타쿠미 슈는 고도를 만들기 위해 수십 편의 하드보일드 영화, 드라마를 봤다고 한다."고도. 완전 무패, '전설의 검사'다."[8]
호시이다케 아이가가 그를 두고 현재 '검사국에서 가장 실력 있는 무패의 검사'라고 하였기에 그동안 미츠루기, 카루마 부녀 때문에 학을 뗀 나루호도 류이치는 얼마나 대단한 검사가 나올까 걱정했으나, 막상 실전에서 만난 그는 검사로 처음 데뷔하는 신참이었다. 그리고 "어떤 검사라도 처음엔 무패지."라고 주장했다. 실력 있는 무패의 검사란 소문은 자기가 뿌린 모양(...). 그러나 이토노코 형사의 말에 따르면 법조계 풋내기가 아니라 '상당한 프로'라고 하며, 미츠루기, 메이가 외국으로 나가 있는 시점에서 검사국에서 가장 실력 있는 검사라는 점은 인정받고 있다.[10]
지독한 마이페이스로, 나루호도나 재판장, 증인 등 다른 인물의 사정은 대부분 시원하게 무시하고 자기 할 소리만 한다. 이 때문에 초반엔 나루호도를 비롯한 주변인들 모두 그의 마이페이스에 휘말려 몹시 당황한다. 흔들림이 거의 없는 마이페이스답게 카리스마와 배짱도 대단해서 <역전의 레시피>에서 굶주린 호랑이처럼 날뛰며 포효하는 제니토라 앞에서 재판장, 나루호도, 마요이는 무서워서 책상 안에 숨었을 때 고도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오히려 제니토라에게 일갈을 함으로써 입을 다물게 했다. <화려한 역전>에서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채찍을 휘둘러 대는 카루마 메이에게 "말 많은 여자는 좋아하지 않아. 넌 이제 돌아가라."는 말 한마디로 얼어붙게 만든다.[11] 또한 비정상적인 인간들이 내뱉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에도 대화를 끊지 않고 그것에 맞추어 대화를 할 수 있는 등 여러모로 꽤 대단한 인물. 법정의 모두에게 정신 공격을 가하는 혼도보 카오루조차도 동요 없이 커피 한 모금으로 웃으며 넘겼을 정도. 다만 법정 진행 중 마요이가 영매를 해서 누군가가 등장할 때 순간 놀라서 말없이 굳어버린 식으로 페이스를 잃은 적이 딱 한 번 있다. 영매된 인물이 인물인지라...
증인이 재판에서 증언을 시작하기 전에 검사 측이 증인의 이름과 직업을 묻는 게 의례적인데, 고도는 여기서도 그런 상투적인 발언 대신 훅 치고 들어오는 말로 사람을 웃기곤 한다. 아마스기 유사쿠가 증인석에 섰을 땐 거두절미하고 대뜸 "네가 한 거지?"라고 묻고, 유사쿠는 아무 생각 없이 "네!"하고 해맑게 대답했다가 역대 최단 시간 판결이 날 뻔했다. 혼도보 카오루 때도 "...뭐냐? 넌(・・・・なんだ? アンタ)"이라면서 그간의 무슨 자(何者)가 아닌 무언가(なん)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은근히 사람 취급 안 하는 표현도 했다.
여담으로 고도가 쓴 바이저는 붉은색으로 빛나는데, <역전의 레시피>에서 범인 때문에 법정이 정전되었을 때 바이저의 빛만 가로로 빛나는 것이 SF틱하다.
2.2. 시크한 비유 화법[편집]
평소 사건 정황을 뭔가와 비유해서 얘기하곤 하는데, 그 예라는 게 너무 장황하고 시적이여서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고도: "......사람이 팬티를 세탁기에 집어넣는 건 어떨 때지?"
재판장: "하아...... 네?"
고도: "답은 하나. ...... 그것을 벗었을 때, 다."
재판장: "..........여전히 의미를 모르겠습니다."
나루호도: "'사체를 금고에 감춘 것은 자신이 범인이기 때문'이란 겁니까?"
고도: "큭......! 알고 있지 않은가?"
마요이: "매번 이해하기 어려워. 예를 든 이야기......"
재판장: "변호인 측의 주장은 일리가 있습니다."
고도: "'일 리'라고? 그게 어쨌다는 거지? 우리는..... '만 리'의 길을 걷는 여행자라고...."'
마요이: "일 리와 만 리는 단위가 다른데..."
점차 진범의 꼬리를 잡는 나루호도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커피나 마시자, 보다 못한 재판장이 말했을 때
이렇듯 법정 안의 사람들을 당황시키지만, 나중에 가면 다들 익숙해졌는지 재판장도 고도의 시크한 비유 화법에 "여전히 훌륭하십니다. 역시 믿음직스럽군요."라고 칭찬까지 하는 등 적당히 맞춰준다. 나루호도 왈 "재판장... 능숙한 사회자가 되었군..."
이래저래 상식인의 범주를 약간 벗어나는 인물이지만 검사로서 실력 하나는 확실하며, 과거의 카루마 부녀처럼 증거를 조작한다거나 법정에 나오는 증인에게 거짓 증언 내용을 강요하는 비열한 짓은 하지 않는다. 법조인으로서 높이 평가할 만한 인물. 자신만의 결론을 찾아낸 미츠루기 레이지처럼 진실을 찾는 것을 제1목표로 삼고 있다.
성대모사에도 능한 듯한데, 가끔 증인들의 증언을 언급할 때 증인들의 말투를 흉내 내면서 말한다. 그것도 전혀 다른 캐릭터인 아마스기 마레카와 이가라시 쇼헤이라는 인물들을. 마요이가 인정할 정도로 그럴듯하게 재현하는 듯. 음성이 없는 게임이라 가능한 개그이며, 이 성대모사 개그는 다른 시리즈에서 나루호도 미누키, 이치조 미쿠모, 미카가미 하카리도 시전한다.
2.3. 나루호도에 대한 적대[편집]
"난 네 녀석과 싸워야만 한다."
"그걸 위해서… 지옥에서 되살아나 왔지."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루호도를 적대하고 있으며 그의 이름을 일부러 '마루호도'[12] 라고 부르면서 도발하고 있다.[13] 하지만 나루호도는 그를 전혀 알지 못해 의문이 쌓이는 중. 나루호도를 대놓고 비난, 도발, 무시하며 심지어는 진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그에게 정신적으로 몰아붙이는 말까지 한다. 얼마나 심하면 뻑하면 나루호도를 채찍질하던 카루마 메이조차 옆에서 "친구는 골라서 사귀는 게 좋겠어."라고 말하면서 약간이나마 편들어 줬을 정도.
그가 첫 데뷔 법정 상대를 나루호도로 선택한 이유는 나루호도의 실력과 그릇이 어느 정도인가 확인해 보기 위해서라고 한다. 재판 중 나루호도를 무시하는 언행을 일삼지만 나루호도가 닫혀진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거나 진범에 근접하게 되면 자신의 판단하에 그에게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것은 공과 사를 망각하고 무조건 나루호도를 이기려는 것이 아닌, 사건의 진실을 찾는 것이 우선임을 지키는 것으로 그가 개념 없는 악덕 검사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 수 없는 적대감으로 인해 재판에서 승소하는 나루호도조차 쉬이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후에 별 볼 일 없는 증거품을 가지고 거짓말로 진범을 도발해 스스로 죄를 자백하도록 유도해 붙잡는 모습을 보고 진정 무서운 놈이라고 인정해 주기도 한다.[14]
2.4. 커피 마니아[편집]
"보잘것없는 이 한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딱 하나."
"이 컵 안에 퍼지는, 씁쓸한 검은 어둠, 이것이야."
커피를 지나치게 좋아한다. 커피광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랄 정도. 캐릭터의 모티브인 하드보일드 장르 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버번 위스키나 코냑을 폼 나게 들이키는 모습이지만[15] , 게임 등급도 문제도 있거니와 법정에서 음주를 하는 것은 너무나 말도 안 되는 모습이기에
'고도 블렌드'[16] 라고 명명한 커피를 종류별로 분류해서 마신다. 그것도 쓰디쓴 블랙 커피만 마시는데, 마시는 원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어서 그 쓴맛들이 상당히 다르다고 본인이 말한다. 커피마다 수식 어구도 모두 다르다.
심지어 <화려한 역전>에서 단도를 수리했을 때 '8잔째의 모닝 커피를 들이켰을 때'라고 말한 걸 보면 법정에서 뿐만 아니라 언제 어느 때나 들이키는 것으로 보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벌컥벌컥, 식후에도 벌컥벌컥, 법정에서도 벌컥벌컥, 심지어 자기 전까지도. 모닝 커피는 말할 때마다 마시는 잔 수가 달라지는 걸 보면[17] 자신도 정확히 몇 잔이나 마시는지는 모르는 것 같다. 재판장이 "당신 그렇게 마시면 위에 빵꾸가 납니다"라고 자제를 당부했지만 멈추질 않는다. 본인도 카페인 중독이라는 걸 인식하고 있지만 끊을 생각은 애초에 없는 모양. 커피를 끓이는 데 2분이란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단 발언으로 미루어 볼 때 에스프레소가 아닌 드립 커피를 선호하는 취향.[18]
법정에선 누군가가 커피를 타서 그에게 자동으로 밀어 보내주며 고도는 그걸 캐치해서 마신다. 대체 그 커피를 누가 끓여주는 것인가는 불명이지만, 법정 담당관이 키 작은 인물들을 위한 귤 상자를 갖다주는 것을 고려하면[19] 담당관이 끓여서 건네주는 걸지도. 재판 중에는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새로운 커피가 보충된다.
본인은 한 법정에서 먹는 커피는 17잔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한다.[20] 한 법정에 17잔 넘게 마시면 뭔가 안 좋은 징크스라도 있는 것인지 커피가 17잔에 가까워지면 이 이상의 심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하거나 나루호도에게 심리를 빨리 끝낼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21] 단순히 말로만 나오는 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법정에서 나오는 커피의 잔수를 직접 세어보면 정말로 17잔을 넘기지 않는다. 심지어 가끔 'X잔째다' 라고 스스로 말할 때도 잔수를 세어보면 정확하다. 깨알같은 요소.
여담으로 고도의 성우를 맡았던 카미야 히데키는 아이러니하게도 커피를 싫어한다. 그래서 팬이 보낸 고도와 똑같은 하얀 머그컵 선물은 커피가 아니라 수프를 마시는 데 썼다고 한다.
3. 그의 뒷모습[편집]
3.1. 드러난 정체[편집]
"너도 이제 알겠나? 마루호도."
"'모른다'는 게 얼마나 큰 죄인가..."
그의 정체는 호시카게 법률 사무소 소속의 천재 변호사이자 아야사토 치히로의 선배 겸 연인이었던 카미노기 소류.
사실 4번째 에피소드 '시작의 역전'에서 카미노기가 처음 등장하자마자 고도의 정체를 눈치채게 해놨다. 그냥 고도의 머리카락만 검은색으로 뒤집으면 카미노기의 모습이 되기 때문. 시작의 역전 마지막에 고도 검사의 테마곡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그렇기에 고도가 누구인지는 반전이 아니었다. 오히려 변호사였던 과거를 버린 채 "어째서 그래야만 했는가"에 대한 것이 크나큰 반전.[22] 때문에 모든 것이 밝혀지는 최후의 순간에 맞닥뜨리게 되면 가슴이 매우 아픈 캐릭터.
일찌감치 카페인 중독이었다. 평소 치히로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어서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 다 하려고 했다. <시작의 역전>에서 치히로가 그를 '느끼남'이라고 했었지만 선배로서 실력은 존경하고 있었다. 작중 밝혀진 짧은 과거사에서는 힘들어하는 치히로에게 어른스럽고 상냥하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고 한다. 치히로는 겉으로는 튕겼어도 내심 그를 많이 의지하고 있었기에[23]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 듯하다.
<추억의 역전>에서 치히로의 의중을 눈치챈 호시카케가 과거 자료를 치히로에게 가져다 주며 "연인을 잃었던 사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치히로가 첫 법정의 충격적인 결말 이후 트라우마에 빠지자, 카미노기는 그녀를 위해 사건의 풀리지 않는 의문을 풀겠다고 결심한다. 그리고 미야나기 치나미의 뒤를 조사하여 단서를 잡은 뒤 재판소 지하 식당에서 그녀를 추궁하였으나, 위기를 느낀 치나미는 그가 마시던 커피에 독을 타 독살을 시도한다.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기에 카미노기는 독을 탄 커피를 마시고 쓰러졌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몸에 엄청난 타격을 입어 의식 불명에 빠져버린다. 사실상 죽었다고 봐도 무방한 상태였기에 일부 언론은 "살인 사건"으로 보도했다고 한다.[24] 그로부터 약 5년 뒤 카미노기는 기적적으로 깨어났다.[25] 그러나 후유증으로 인해 머리는 전부 백발이 되었고 시신경 대부분이 파괴되어 전용 바이저를 쓰지 않으면 사물을 보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되었다. 평소 쓰고 있는 바이저는 단순한 폼이 아니라 시력 보조 장치.
이에 대한 복선으로 <도둑맞은 역전> 중 협박장과 신문 기사를 제시해서 모순을 밝히는 부분에서 '색깔이라.. 달갑지 않은 화제로군'이라는 말을 꺼낸다. 고도 검사의 시력에 관해서는 작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부분이기는 한데, 워낙 정신세계가 이상한 인간이라 저 인간 또 뻘소리 하네 정도로만 여겨져서 대놓고 수상한 바이저를 쓰고 있는데도 고도가 색맹이라 저런 대사를 친 거라고 추리한 플레이어들은 많지 않았다.
<역전의 레시피>에서 혼도보 카오루를 추궁하다 보면 이 양반이 좀 더 애태워 본다면서 괴상한 애교를 부리며 재판장과 나루호도가 경악하는 개그 씬이 있는데, 이때 별다른 기색 없이 "나에겐 뜨거운 연인이 있다. 얼마든지 기다려주지." 라고 말한다. 고도라는 이름의 유래와 정체를 생각해 보면 개그 속에서도 복선을 여럿 뿌리고 있던 셈. 물론 이 뜨거운 연인이라는 것을 커피에다가 대입시켜도 말이 되기 때문에 개그로도 성립된다.[26]
나루호도: 한 모금 마신 것만으로요?
이가라시: 정말이지! 불경스런 소릴 하는 젊은이군!
이가라시: 9800원짜리 코피라고!
이가라시: 전부 마시고 코피 접시까지 핥고 죽어라!
나루호도: (무지막지하구먼......)
고도: 피해자는 즉사......인가. 청산가리다....... 무리는 아니지.
이가라시: 갑자기 이렇게 풀썩 쓰러져서 움직이지 않더라고요!
이가라시: 내 뱃속의 코피도 갑자기 식어버리는 듯 했지!
재판장: 그래서 그 웨이트리스 말입니다만. 역시......?
<역전의 레시피> 1일차 법정에서 이가라시의 "손님이 그 코피를 마신 순간! 갑자기 괴로워하며 쓰러졌지!" 증언을 추궁했을 때 나오는 대화
<역전의 레시피>에서는 드물게 증인의 말에 공감을 표하기도 하는데 이 또한 강력한 복선이었다. 자신도 조금만 잘못되었으면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오카 타카오와 같은 꼴이 될 수 있었기에 나온 말일 것이다.
"이봐, 영감. 당신은 몰랐나? 내가 빨간 홍차를 절대 마시지 않는 그 이유를!"
그가 착용한 시력 보조 바이저에는 단점이 하나 있는데, 그가 바이저를 쓰고 있다고 해도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흰 바탕에 있는 붉은색을 인식하지 못한다. 즉, 흰 앞치마에 묻은 케첩이나 눈 위에 뿌려진 피 등은 보지 못한다. 이 때문에 결정적인 실수를 남기게 된다. <역전의 레시피>에서 저걸 눈치 못 챘던 건 그냥 개그성 상황으로 넘어가버리기 때문에 당시에는 플레이어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마코의 앞치마에 커피와 함께 묻어 있던 것은 혈흔이 아니라 케첩이었기 때문에 ‘혈흔…? 그런 것은 들어보지 못했다!’ 라는 대사를 그냥 넘어가기 쉽다.
참고로 의도하고 지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치히로를 살해한 코나카 마사루의 북미판 이름이 '레드 화이트', 즉 빨간색과 하얀색이다.
3.2. 쓰디쓴 상실[편집]
눈을 뜨자마자 치히로를 찾았지만, 치히로는 이미 몇 년 전 불미스러운 사건에 휩쓸려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었다. 복수하기 위해 쫓은 미야나기 치나미 또한 이미 치히로에 의해 모든 죄악이 밝혀져 사형이 결정되었다. 잠들어 있던 사이에 그를 지탱해 줬던 사랑, 복수, 모든 것이 전부 사라진 것. 그러자 그는 자신 나름대로 끝을 맺기 위해 "고도"라는 가명을 쓰고[27] 검사로 전직한다.
원래 변호사였던 그가 검사로 전직한 까닭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 변호사 나루호도 류이치와의 대결.
- 아야사토 마요이를 구하기 위해 검찰 측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필요.
고도는 그렇게 표면상으로는 나루호도와 대적하며, 뒤로는 아야사토 마이코와 하자쿠라인 아야메가 힘을 합쳐 극비리에 계획을 추진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적대감과 원망의 감정이 남아있었던 나루호도 류이치에게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3.3. 잘못된 결정[편집]
모르겠나, 아가씨? 진정으로 너를 구하려고 했다면 맨 먼저 상담했어야 할 인물이 있지 않나…? 하지만 난 그러지 않았다.
그 순간, 내 마음 속에 정말로 무엇이 있었는가? 아야사토 마요이를 지키려는 순수한 마음이었는지? 아니면··· 6년 전, 내 모든 것을 앗아간 그 여자에 대한··· 결코 보상받을 수 없는 《복수심》이었는지? 지금은... 정말 모르겠어.
그가 바로 화려한 역전에서 텐류사이 에리스, 즉 아야사토 가문의 당주이자 아야사토 마요이의 어머니인 아야사토 마이코를 살해한 진범이다. 나루호도에게만은 알리지 않았던 이 결정이 큰 실수가 되고 말았다.
키미코의 편지를 먼저 입수해 뭔가가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지만, 키미코가 하루미에게 교도소에서 직접 관련 지령을 내렸던 시점에서 편지 자체를 없앨 수는 없었다. 혹시나 바꿔치기했다고 해도 키미코가 확인할 여지는 충분히 있었으며, 이걸 알아차릴 시에는 계획이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인지 사건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고, 고도는 마이코와 아야메와 함께 뒤에서 은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사건 당일, 고도는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마요이를 지키기 위해 별당에 숨어 있었다. 실제로 하루미는 마이코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정해진 장소로 갔고, 마이코는 이 사실을 고도에게 전화로 알린 후 하루미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이 대신 치나미를 영매한다. 이후 치나미는 별당으로 가서 수행을 준비하던 마요이를 정원의 석등으로 몰아붙여 습격했고,[28] 마요이는 살해당하기 직전 간신히 때맞춰 도착한 고도에게 도와달라고 외쳤다.[29]
하지만 영매된 치나미를 본 순간 고도는 복수심에 의해 판단력을 상실하여, 그게 진짜 치나미가 아니고 치나미를 영매한 마이코 아니면 하루미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치나미가 버린 마이코의 지팡이칼을[30] 빼들었다. 그리고 고도는 마요이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한편으론 자신의 복수를 위해 등 뒤에서 치나미를 찌른다. 그로 인해 치나미의 영혼은 빠져나가고 결과적으로 마요이는 지킬 수 있었으나 치나미를 영매했던 마이코의 육체는 죽게 되었다. 이 행동에 대해서 마요이를 구하고자 한 순수한 의도에서인지 아니면 복수심 때문인지는 고도 스스로도 모르겠다고 이후 말한다.[31] 또한 치나미를 죽이는 과정에서 그녀에게 단도로 반격당해 바이저 마스크 속의 얼굴을 다치게 되었고, 후에 바이저 마스크로 다시 상처를 가리긴 했으나 혈흔이 남은 단도와 마스크 안의 상처가 큰 증거가 되었다.
준비 과정이 부실해 보였을 수도 있었긴 하지만 이 경우 하루미가 마이코의 빅 팬이었고 동화책을 같이 읽겠다는 약속을 잡은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더욱 확률이 높았기 때문. 그러나 하루미는 약속대로 찾아오지 않았으며, 마이코는 하루미가 사라졌다는 것을 약속 시간에 하루미가 오지 않는 것으로 알았고 이후 발생한 일은 전부 마이코와 고도가 애드리브로 일을 처리한다.
고도는 혹시라도 별당에 고립된 마요이가 진범으로 몰릴 것을 걱정해 아예 살인 현장을 속이기로 하고 공작을 펼쳤다. 혹시라도 눈에 피가 묻었을 것을 대비해 눈을 치우려고 했으나 흰 바탕에 빨간색을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어디에 피가 묻어있는지 보이지 않아 고도는 상당히 많은 눈을 치워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얀 바탕의 붉은색을 보지 못해 마이코에 빙의한 치나미가 석등에 피로 쓴 "마요이"라는 다잉메시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것이 결정적 증거 중 하나가 되어 이런 공작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뻔하게 되었지만, 법정에서 나루호도의 변호로 마요이가 누명을 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번개를 맞고 몽롱교가 불타버려 다리를 건널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아야메에게 전화를 걸어 마이코의 시신을 하자쿠라인으로 보내겠다고 말하였고, 아야메는 고도가 몽롱교의 와이어에 묶어 보낸[32] 마이코의 시체를 확보했다. 그 뒤 아야메는 하자쿠라인 경내에서 마이코의 시신에 꽂혀있던 지팡이칼을 빼고 아야사토 쿄코 동상이 잡고 있는 칠지도를 대신 꽂아 흉기를 숨기려 했다.[33]
그리고 건너편으로 가지 못한 본인은 하루미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며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고, (정황 상 창고에 숨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때문에 재판에 나가지 못했다. 이후 어떻게 진입해 오는 경찰의 눈을 피해 별당에서 빠져나갔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경찰과 나루호도가 건너오자 나루호도의 앞에 자연스럽게 나타나 도발을 했다. 결론적으로 마이코는 본인의 목숨을 걸고 마요이의 목숨을 노린 치나미를 영매했고, 고도는 마요이의 목숨을 지켜냈다.[34]
나루호도에게 알리기 싫었으면 경찰이나 다른 힘이 될 만한 기관에라도 알리면 되었을 일을 왜 굳이 자신이 뒤에서 직접 처리하려다 일을 크게 키운 것인지, 이 캐릭터의 팬조차 이해가 안 간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물론 이미 DL6호 사건으로 검경찰은 당연히 영매를 신뢰하고 있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협조를 구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볼 수 있고, 나루호도가 DL6호 사건을 해결하며 마이코의 영매는 진짜였음을 입증했지만 그렇다고 쉽게 미신을 납득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당장 미츠루기도 아야메와 치나미의 연관성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죽은 치나미가 이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재판장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영매에 대해 쉽사리 용납하려 하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후에 재판장이 깔끔하게 인정하자 나루호도가 의아해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영매를 미신 취급하는 분위기란 것. 애초부터 범인인 미야나기 치나미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이상, 영매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 외엔 협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누가 영매를 통해서 사람을 죽이려고 하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봤자 영매를 알지 못하거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정신 나간 소리로 들릴 뿐일 테니...
또한 모든 게 밝혀진 마지막 진술에서 언급한 고도 검사의 심경으로도 이유를 알 수 있다. 나루호도는 치히로를 지키지 못했지만 자신은 치히로의 여동생 마요이를 지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그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여자에 대한 결코 이룰 수 없는 복수심도 그를 흔들어 놓은 듯하다. 고도는 치나미와의 정면 승부를 원했던 것이니 경찰의 협조를 구하지 않은 게 그리 이상한 행동은 아니다. 다만 그로 인해 마요이를 말려들지 않아도 될 위험에 말리게 했다며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키미코의 공작은 법정에서 모조리 밝혀지고 정황상 사형 판결이 내려졌을 가능성이 높으니, 많은 희생은 있지만 "미래까지 생각해서 마요이를 구한다"는 관점에서만 보면 고도는 성공한 셈이다. 다만 마지막에 본인이 인정했던 대로 나루호도에게 상담을 했더라면 본인의 손도 더럽히지 않는 결말도 가정할 수 있었을 테니 안타까운 결과를 남긴 셈이었지만...
3.4. 조용한 퇴장[편집]
그런 일이 벌어진 뒤, 마지막 재판이 열린다. 고도는 재판에서 나루호도가 아야메를 추궁하여 그녀가 치나미임을 밝혀내고, 치나미가 마요이를 살해하려 했다는 살해 정황의 증언을 듣고, 종국에는 나루호도와 치히로가 너는 실패했다고 치나미를 조롱하는 모습과 그것을 버티지 못한 치나미가 소멸하는 장면을 전부 지켜본다. 그 후 모든 것이 치나미 때문이라고 단정 지은 재판장은[35] 치나미의 소멸을 통해 아야메의 무죄 판결을 내리려고 한다.괜찮다면, 기억해 주겠나? 내 이름은··· 카미노기 소류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고도는 자신의 죄를 감추지 않았다. 자신의 죄를 숨길 생각이었다면 판결을 내릴 때 그저 가만히 있었으면 됐다. 나루호도는 고도와 관련된 진실을 모르고 있었고[36] , 재판장은 치나미를 모든 일의 원흉으로 지목하고 판결을 내리려 했으며, 전말을 알고 있는 마요이는 당시 정신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37] 사건의 진실은 영원히 묻힐 수도 있었던 것.
하지만 고도는 그런 결과를 원치 않았기에 재판장의 판결을 가로막으며 나루호도에게 아야사토 마이코를 죽인 자, 즉 자신이 했던 일에 대해 모두가 알고 있지 못한 숨어있는 진실을 밝혀내 보라며 도발하고 스스로 유죄를 받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오히려 고도의 행적을 알았던 마요이는 어떻게든 그의 죄를 감추기 위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며 증언을 거부하려 했고, 치히로 또한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라며 고도의 의중을 묻기도 했다.[38] 그럼에도 그는 마요이에게 눈을 돌리지 말고 앞을 보라고 하면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증언을 하게 한다. 이 최후의 증언을 자세히 훑어보던 나루호도 역시 고도 검사가 자신의 죄에 대한 대가를 짊어지는 결말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된다. 더불어서 만약 치나미의 증언을 모두 신뢰한 채로 재판이 종결된다면, 아야사토 마이코의 죽음은 애꿎은 마요이의 정당방위가 된다는 점도 그러한 판단에 한몫했을 것이다.[39]
나루호도는 심문을 통해 고도가 범인이라는 진실에 도달하며, 괴롭지만[40] 그 사실을 증명하려고 한다. 최종적으로 치나미가 사용한, '에리스의 피가 아닌 피가 묻은 단도'가 치나미가 죽기 전 범인에게 반격한 증거라는 사실을 제시하고 그 피의 주인이 범인이라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고도는 그 단도는 이토노코가 발견해서 자신이 그걸 받아 재판장에게 넘긴 것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자신이 범인이라면 얼마든지 피를 닦고 다른 피로 바꿔치기할 수 있었음을 나루호도에게 알려준 다음, 단도에 묻은 피가 절대로 자신의 피가 아님을 선언하며 반격한다.[41]
그렇게 공방이 오가던 도중 마요이는 '칼로 반격을 당해 피까지 묻었다면 몸 어딘가 상처가 있거나 옷에 베인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고도는 멀쩡하다'라는 지적을 하여 나루호도의 논리를 무너뜨리려고 한다. 그 반론에 허둥지둥대며 어떻게든 아무 이유나 둘러대는 나루호도에게 '치히로였다면 단 한 번에 역전했을 것'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발언 겸 최후의 힌트를 던져준다. 그 후 나루호도에게 마지막 한 번의 증거 제시를 받고 너 따위가 치히로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말하려 하나, 그 순간 자신의 바이저 안의 상처를 지목하는 나루호도로부터 치히로를 겹쳐 보며 '치히로의 의지는 나루호도의 안에 살아있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결국 나루호도에 의해 고도는 자신의 모든 과거와 진실, 그리고 죄상이 밝혀진다.
네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넌··· 나를 잠들게 한 여자에게 홀려 독을 숨겼다. 그리고··· 내가 잠들어 있는 사이, 그녀를 죽게 내버려뒀지. 그런 주제에, 정작 네 녀석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어이없게도 그녀의 후계자인 양 행세하고 있었지. 그런 너를 용서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모든 죄상이 드러난 뒤 고도는 자신의 마음에 담긴 응어리를 모조리 털어놓는다. 치히로가 죽을 때 지켜주지 못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이었다며, 그런 주제에 그 증오를 나루호도에게 돌리고 그를 무너뜨리겠다는 이룰 수 없는 환상을 쫓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과거에 사로잡혀 이름도 직업도 모두 버리고 도망친 자신과 달리 나루호도는 치히로의 죽음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녀의 변호를 계승한 후계자임을 인정하고, 자신은 마요이를 지키기 위한 순수한 마음이 아닌 그저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간 자에 대한 복수심에 사로잡혔을 뿐이라는 자백과 함께 참회한다.나는… 아마도 너를 구하려고 생각한 게 아니야. 다만 텅 빈 내 마음을 구하고 싶었을 뿐, 치히로를 지키지 못한 자신에게 '변명'하고 싶었던 거다!
그러나 마요이는 고도를 '카미노기 씨'라고 부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구해줬다는 사실을 끝까지 믿는다고 진심을 전하고, 고도는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그래, 고맙다'라는 한 마디를 전한다.
그 직후 바이저 마스크 안의 상처가 벌어졌는지 피가 흐른다. 나루호도는 그게 치나미에게 단도로 습격당한 상처가 벌어져 흐르는 피라고 걱정하나, 고도는 담담히 말한다.
…내 세계에, 《빨강》은 존재하지 않아. 이건 분명…… 내 《눈물》이다.[42]
이때부터는 가명을 쓸 이유가 없기에 대화창의 표기 또한 본명인 카미노기 소류로 변경되고, 말투도 변호사 시절로 돌아가 비장미와 아우라를 발산한다. 그리고 나루호도와 함께 마지막으로 커피를 함께 음미하고 조용히 퇴장.[45]기억해 둬, 아가씨. 남자가 울어도 되는 때는 모든 것이 끝난 뒤뿐이다.[43]
[44]
이후 그의 행적은 알려진 바 없다. 아마 고도 검사에 대한 재판이 열리고, 형량을 달게 받고 복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카미노기는 본인이 담당한 텐류사이 에리스 사건에서 물론 곧장 자백하지는 않았지만[46] 본인의 죄가 숨겨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나치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재판을 진행시켰으며, 사건 자체도 본인의 말대로 복수심이 섞여 있어서 과잉 반응하긴 했어도 치나미에게서 마요이를 지키기 위해서 싸운 것이기도 하므로 참작 사유가 있다. 게다가 피해자의 유족인 마요이도 선처를 요구하였을 테니 어느 정도 감형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47]
4. 명대사[편집]
그의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하드보일드 그 자체라 멋진 대사가 상당히 많다.
"도박에 걸어도 좋은 것은 자신의 목숨까지다."
"그것이 나의 룰이다."
"큭…! 모르나, 재판장?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가면을 쓰고 있지."
"변호사는 말야. 궁지에 몰릴수록 뻔뻔하게 웃어야 되는 거야."[49]
'"죽었'다고? 그런 건 이 법정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50]
"있을 수 없는 일을 전부 소거해 나가면... 최후에 남는 것은 단 하나의 '진실'이다."[51]
"고개를 들어, 아가씨. 눈을 돌리지 말고, 앞을 봐라. 우는 건 언제라도 가능해. 당신의 어머니는 죽었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당신이 할 일은 하나뿐. 마무리를 짓는 것이다."[52]
"잘 들어, 마루호도. 다시 한번 말해 두지. 착각을 하는 것도 인간이고 거짓말을 하는 것도 인간이다. 그리고 그 거짓말을 간파하는 것도 역시 인간이란 말이지."[53]
"알겠나, 마루호도. 이것 하나만 말해 두겠다. 나는 절대로 너를 인정한 것이 아니야. 너는 언제나 그렇다. 사건의 배후는 이해하지 않고 버티고 서서 변호를 하다가... 위험한 순간 예쁜 누님이 나타나서 도와준다. 그런 놈에게 한 사람의 몫을 맡길 수는 없어. 이번에야말로...! 네놈의 힘으로 덤벼봐라."
"나는…… 아마도 너를 구하려고 생각한 게 아니야. 단지…… 텅 빈 자신의 마음을 구하고 싶었던 것뿐…… 치히로를 지키지 못한 내게 《변명》하고 싶었던 거다!"
"괜찮다면... 기억해 주지 않겠나? 내 이름은 카미노기 소류다."[54]
"큭…! 잊었나? 내 세계엔 빨간색 따윈 없다. 이건 아마 내 눈물일 거다…"
"긴 잠에서 깨어난 그날부터 나는 쭉 이때를 기다려온 걸지도 모르지."
"남자가 울어도 되는 것은 모든 것이 끝났을 때다."
"지금까지 대체 몇 잔의 어둠을 들이켰는지 기억나지 않아. 하지만 오늘의 한 잔이야말로 무엇보다 훌륭해.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루호도 류이치."[55]
위 대사 중 절반 이상이 마지막 에피소드 <화려한 역전>에서 나왔다. 모든 진실이 밝혀진 후 명대사를 숨 쉬듯이 내뱉는 그의 모습에 매료된 플레이어들이 많다.
물론 이런 쪽의 대사들도 있다.
- "그딴 건 개나 줘버려."[58]
- "한 번 더 그러면 케첩을 17잔 마시게 해주지!"[59]
- "이쪽이야말로 '어, 얼레?'다." / "이쪽이야말로 '왜 그러십니까?'다."
- "보통 있을 수 없다? 그런 말이라면 저런 삐죽머리 변호사나 상투머리 아가씨... 거기다, 이런 가면 쓴 검사가... 어디 있을 것 같나!"[63]
5. 이름의 유래[편집]
고도라는 이름은 부조리극으로 널리 알려진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유래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따온 이유가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해당 작품의 주 소재인 '끝없는 기다림'과 고도 검사의 행적을 생각해보면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해당 작품이 부조리극이라 고도의 엉뚱한 언동들은 여기서 착안한 게 아닌가 하는 설이 있다.
작중에서 고도 검사가 고도라는 이름을 쓰게 된 비화는 타쿠미 슈가 구상은 해두었지만, 사정으로 인해 게임에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단은 작중 등장하는 고도가와(吾童川, 오동천)와 발음이 비슷하므로 이 강에서 따온 이름으로 설정하려고 했던 듯하다.
한편 고도가와의 경우, 북미-유럽판에서 독수리강(Eagle River)으로 번안되었다. 아무래도 고도 검사의 헤어 스타일을 따라 독수리강이 된 듯.
작중 등장하는 하자쿠라인 별당의 별명이 '육지의 고도(孤島)'라서 한국인 플레이어들은 고도 검사를 연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외딴 섬이라는 뜻의 고도는 일본어로 코토(ことう)이기에 약간 발음이 다르다. 한국어 한정으로 발음이 겹친 것.
6. 인기[편집]
역전재판 3이 발매된 초기에는 대놓고 증거 조작과 거짓 증언을 일삼는 이전 작품들의 검사들과 달리, 진실을 추구하는 검사라는 특성 때문에 이전 작품에서 상대 검사들을 패배시키는 것보다 쾌감이 덜하다는 평이 존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재평가도 많이 이루어진 현재는 이러한 평은 거의 사라졌고, 오히려 상대역 검사 중에서는 물론이고 전체 인물을 통틀어서도 상위권에 속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드보일드한 매력과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속사정, 넘쳐 흐르는 간지폭풍급의 명대사들,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멋진 전용 BGM[64] 까지, 그의 출연작은 역전재판 3 하나뿐임에도 그를 지지하는 팬층이 매우 두텁고 인기도 많다. 3편 이후 신작에 등장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역전재판 6 발매 직전 인기 투표에서 3위, 20주년 인기 투표에서 6위를 했을 정도. 미츠루기나 나루호도 못지않을 정도이며, 고도와의 대결로 인해 과거로부터의 모든 이야기가 종결되는 데다 나루호도 스스로의 성장이 마무리되기에 나루호도 류이치 3부작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상대역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다.
고도 특유의 하드보일드한 매력과 재미있는 대사, 재판 중 뜬금없이 나오는 개드립 등으로 인해 검사를 상대하는 3편의 법정 공방은 보란 듯이 변호사를 비웃고 조롱하고 인신공격하는 미츠루기 레이지를 상대하는 1편이나, 신성한 법정에서 거리낌 없이 마구 채찍을 휘둘러 대는 카루마 메이를 상대하는 2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테마곡도 덩달아 인기를 입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고도 검사와 같은 벨소리를 쓰고 다녔다는 팬이 많다.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개드립도 아무렇게나 나왔다면 아재 개그 취급을 받으며 호불호가 갈릴 수 있었겠지만 역재 특유의 절묘한 연출과 텍스트로 인해 아주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 주기 때문에 역전재판다운 재밌는 장면들을 연출해 준다. <도둑맞은 역전>과 <역전의 레시피>는 이야기의 퀄리티 자체는 애매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고도를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치 있다는 평도 있다. <화려한 역전>에선 진지한 노선 때문에 고도의 간지가 중요하다 보니 개그성 연출에 고도가 활용되지 않는다. 이 개그 부분은 첫째 날 법정의 멤버들이 해결해 준다.
역전검사 제작진 인터뷰 중에서는 "(고도를) 등장시키려고 했지만 체포된 사람이라 할 수 없었다"라는 내용도 있었다. 나루호도 편의 상대역 검사 중에선 미츠루기 패밀리하고 별 접점이 없어서인지 유일하게 역전검사 시리즈에 등장하지 못했다. 형무소가 배경이 되는 역전검사 2 제2화 <옥중의 역전>에서도 못 나왔다. 역전재판 5에서도 전혀 언급이 없었으며, 퀴즈 DLC인 <역전 추리>에서 나루호도가 "자신에게 검사가 커피를 부었던 일도 있었다"고 말하는 식으로 짤막하게 언급만 된다.
어쩌면 깊은 여운을 남기며 퇴장했던 캐릭터에 대한 예우일지도 모른다. 팬들에게 멋진 인상을 남기고 조용히 퇴장한 캐릭터가 다시 등장한다면 그 자체로 이미지 손상의 우려가 있기 때문. 그리고 고도라는 캐릭터를 이루는 핵심 요소인 '연인을 잃고 본인도 시각 장애인이 된 비극적 과거, 이룰 수 없는 복수에 대한 망집'. 이 소재들이 3편 내에서 전부 끝을 맺었으므로 이후 작품에서 출연할 만한 마땅한 떡밥이 없기도 하다.
후속작들의 등장 검사들인 가류 쿄야, 유가미 진, 나유타 사드마디 등은 이 인물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시리즈에서의 스토리상 비중이나, 아니면 캐릭터 설정이나 성격에서도 말이다. 여느 검사 같지 않은 태도나 지인의 유족이 범인으로 몰리며, 영매와의 관계가 있지만 그것을 숨긴다거나, 소중한 사람을 위해 스스로의 손을 더럽혔다는 것 등.심지어는 먼 과거의 시간대를 다루는 대역전재판 시리즈의 바로크 반직스도 법정에서 시도때도 없이 와인을 들이키고(...) 고도의 대사를 패러디 하는등 고도의 셀프 패러디 혹은 오마주격의 캐릭터다.[65]
참고로 소생하는 역전의 미츠루기 레이지도 어떠한 이유에선지 상사의 여동생이 범인으로 몰리고 영매와의 관계가 있으며 정의로운 검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점이 닮았다.
단, 시리즈에서 직접적으로 고도를 의식하고 만들어진 캐릭터는 자이몬 쿄우스케이다. 차이점도 많지만 살펴보면 작중 역할과 성격 모두 방향성은 다르나 고도를 굉장히 연상시킨다. 사실 소생하는 역전 자체가 GBA판 나루호도 트릴로지가 나온 뒤에 추가된 에피소드라 이 세 시리즈의 요소들을 오마주한 게 상당히 많다. 아예 직접적으로 작중에서 아야사토 자매와 닮았다고 언급될 정도인 호우즈키 자매, DL-6호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언급이 나오는 SL-9호 사건, 사건의 진범 등. 또한 작중 언급에 따르면 고도가 아야사토 치히로와 연인 관계였듯, 자이몬 쿄우스케도 호우즈키 토모에와 연인까진 아니어도 썸씽은 있었던 듯.
6.1. 역할에 따른 비중[편집]
수없이 많은 만담들이 산재하는 역전재판 시리즈이고 그것을 최고의 매력으로 치는 팬들도 많은 편인데, 역전재판 3는 대부분의 법정 만담을 고도 주도하에 이뤄낸다. 전개도 고도가 하고 가장 웃기는 부분도 고도가 한다.
후속 작품의 검사들도 이 정도로 만담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으며, 보통은 현 법정에서 가장 개성이 넘치는 캐릭터인 증인이 황당한 발언이나 행동을 하고 검사가 본인의 개성을 살린 독특한 반응을 하며 그걸 보는 그나마(?) 평범한 나루호도의 지적 등으로 이어지는 패턴이 대부분인데, 역전재판 3에서는 대체로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고도 주도하에 분위기가 전환되어 개그가 완성된다. 시바쿠조나 이가라시 등 이상한 증인들에게 전혀 동요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이들을 제압하는 역할을 고도가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고도의 이런 화법은 텍스트로 먹고사는 역전재판 3의 게임성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한 캐릭터의 매력으로 대화를 이끌어가는데 그게 팬들에게 납득되지 않았다면 혹평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 거기에 고도 자체의 숨겨진 과거까지 더해지면서 진지함까지 매력적으로 섞인다. 그래서 이런 코믹함마저도 그저 웃거나 아니면 돌이켜 생각해 보면 씁쓸함까지 주어져 강렬한 여운을 남겼으니 결과적으로 역전재판 3는 시리즈 최고의 작품 중의 하나로 남았고 고도는 단일 작품으로 엄청난 팬들의 지지를 얻어냈다.
7. 기타[편집]
- 본래 역전재판 3의 검사 역할은 고도가 아니라 호시이다케 아이가였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바꾸었다고. 고도 검사가 작품 내내 치는 부장님 개그는 이 아이가였을 때의 플롯이 고도에게 옮겨진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있다. 카미노기 소류이던 시절에는 이런 화법을 쓰지 않는 데다가 호시이다케 아이가도 고도 검사 못지않게 이러한 비유를 많이 써먹기 때문.
- 처음 플레이에선 눈치채기 어렵지만 첫 등장인 <도둑맞은 역전>에서부터 원래 정체가 변호사라는 떡밥을 흘리고 있었다. 미츠루기의 최강 칭호를 이어받았다던 검사가 스스로 검사석에 서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한다는 것은 법정에서 쌓은 커리어가 검사가 아닌 다른 쪽, 다시 말해서 변호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직접 맞대결하는 것은 검사와 변호사뿐이니까. 이후 <화려한 역전>에서 미츠루기에게 고도의 인물 파일을 제시하면 자신에게도 신입 검사의 프로필 정도는 들어오지만 고도 검사는 들어본 적 없다면서 변호사에서 검사로 전환하는 등의 특이 사례가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떡밥들은 다회 차 플레이 시 새로이 보이는 재미가 있다.
- 변호사 시절에는 검사 시절과 달리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비유를 쓰지 않고 정상적으로 말한다.
- 레이튼 교수 VS 역전재판의 스페셜 에피소드에서 마요이가 "혹시 교수님한테는 무슨 규칙이 있는 거 아닐까? "나는, 수수께끼 풀이 중의 홍차는 17잔까지라고 정하고 있지" 같은 거" 라며 고도 검사 드립을 친다.
- 흑막이었음에도 가장 멋진 퇴장을 한 캐릭터를 배려하기 위함인지 검사임에도 역전재판 시리즈 내에서 이후 작품에 출연하지 않은 유일한 검사가 되었다. 카루마 고우가 역전검사에서 꾸준히 나온 것과는 대조적.
- 훗날 나온 TIGER & BUNNY의 카부라기 T. 코테츠가 이 캐릭터하고 닮았다는 얘기가 종종 나왔는데[66] , 애니판에서 진짜로 코테츠 성우가 캐스팅되었다.
- 역전재판 5의 DLC Quiz 역전 추리 ~사로잡힌 변호사들~에서 간접적으로 언급된다. 나루호도가 오도로키에게 "한때 나에게 커피를 들이붓던 검사가 있었지" 이런 뉘앙스로 과거의 이야기를 해 준다.
- 인기와는 별개로 검사로서의 최종 전적은 4전 0승 4패. <도둑맞은 역전>에서 가면마스크 절도 건, 부스지마 살인 건으로 2패, <역전의 레시피>에서 1패, 그리고 <화려한 역전>에서 1패로, 검사로서 단 한 번도 승소하지 못하며 다른 의미로 '전설의 검사'가 되어버렸다. 사실 이건 <안녕히 역전>에서의 미츠루기를 제외하고 나루호도를 상대한 다른 검사들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 그리고 자주 간과되곤 하지만 검사들이 게임에서 묘사되는 재판만 처리한다는 건 오해다. <역전의 레시피>에서 이토노코에게 고도를 제시하면 '먼저 맡은 중요한 사건을 내팽개치고 이 사건을 담당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즉 게임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평범하게 다른 사건도 다루고 있었다. 상식적으로도 검사가 몇 개월이나 재판도 없이 놀고먹을 리는 없다.[68] 즉 위의 전적은 vs 나루호도 한정으로 봐야 할 것이다.
- 작중에서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아님에도 독백이 나오는 유일한 캐릭터이다.
- 고도가 쓴 바이저의 모양 때문에 베르데 버스터 건담을 연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고로 캐릭터 디자인 당시의 여러 스케치 중에서는 모 붉은 혜성같은 가면을 닮은 모습들도 있었다.
- 팬북에서 밝혀진 바로는 마스크를 만든 것은 천재 과학자. 마지막 나사를 조이고 "다 됐다!"고 한 순간 조수에게서 커피를 받았는데, 그 커피 향에서 깨어났다고 한다. 물론 고도를 살려낸 것도 그 천재 과학자. 이와모토는 언젠가 타쿠미 슈가 과학자와 고도의 이야기를 만들어줄 거라 생각한다고 했지만, 앞으로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 프로필에서도 나오지만 키가 185cm으로 매우 크다! 이는 덩치라면 밀리지 않는 이토노코 형사보다 큰 키인데 게임 내에서 특별히 이를 체감할만한 모습이 부각되지 않아 평범하게 느껴진다. 그나마 <화려한 역전>에서 미야나기 치나미를 저지할 때 전신이 묘사된 사진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사족으로 고도 이후에 등장한 남성 라이벌들은 전부 키가 180cm 이상이라 전부 주인공보다 키가 크다.
- 역전재판 시리즈 20주년 등장인물 앙케이트에서 10순위 안에 든 인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최종보스인 인물이다. 다른 최종보스들과 달리 정의로운 인물인 데다가 자신이 저지른 죄를 피하려 하지 않는 모습 등 여러 부분에서 사람들의 호감을 샀기 때문인 것 같다.